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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ULA / PUBLIC DESIGN04 · 안전·회복력
원고·기고 / 043

안전디자인 아젠다 — 도시 그리고 안전

안전디자인 아젠다. Safety Design Agenda

도시 그리고 안전

도시디자인의 주류를 유럽이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그 흐름의 주류를 미국으로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 제인 제이콥스(1916~2006)가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에서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관점중 하나는 바로 ‘도시안전’이었다. 그녀의 저작은 기능주의가 한창이던 시기에 등장하여 미국 사회를 강타했다. 우리의 도시가 기능적 목적을 거의 수행하고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지금 바로 그것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도시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건물, 수려한 시설, 쭉쭉 뻗은 넓은 도로가 아니라 작은 동네, 사람이 걷는 거리, 사람 눈에 맞닿아있는 상점, 대화하는 사람들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안전한 구조를 만들고, 이 구조는 도시의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고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인 제이콥스의 주장이다. 이것은 도시 안전디자인을 논함에 있어 당시 도시디자인과 도시사회학에 큰 모티브를 준 그녀의 안전 도시 개념을 다시 바라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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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그리고 디자인

산업화시대의 디자이너의 역할이 포장과 장식에 집중된 Post-Production의 역할에 집중되었다면 작금의 디자이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풀기위해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하고 그 해결을 제시하는 ‘도시의사’이다. 우리 공간에 범죄가 많은 공간이 있다면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것을 디자인을 통해 제시받고 싶어 하고 을씨년스러운 원도시의 활성화를 디자인을 통해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디자이너는 엔지니어와 다르다. 엔지니어가 검증된 데이터와 공학적 접근방법 위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디자이너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제 공공디자인으로부터 출발했던 우리의 주체적인 디자인 접근들은 여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헌할 수 있는 다양한 창의적 방법론등을 제시하기를 기대 받으며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의 공공디자인의 여러 역할들은 편식되고 종속되었던 우리의 고정된 디자인 개념을 트렌드의 흐름에 맞게 다시 생각하게 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이제 디자인은 사회문제 해결의 대안을 보여줘야 할 실천적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 실천적 대안의 첫 번째는 바로 ‘안전디자인’이다.

안전 그리고 디자인

도시의 안전과 재난 등은 경찰과 소방은 1차적인 통제 및 시행조직이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2차적이고 간접적인 인프라 측면에서의 지원이 있지 않으면 통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범죄예방 환경디자인(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에서도 5가지 원칙들을 간접적 측면에서의 예방적 전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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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안전을 도모하는 디자인이란 소위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시점의 이전과 그 시점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우리의 디자인이 안전사고의 예방을 위한 차원과 안전사고 시점의 사고 최소화의 두 가지 전략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 진입 말뚝인 ‘볼라드’의 디자인에 있어 볼라드의 시인성과 안전색채를 적용하여 인지도를 높여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전략과 더불어 실제 차량이 진입하는 ‘사고’시점에서는 물리적인 방지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안전디자인’이란 심상적 측면의 ‘인지’측면을 중심으로 하는 시점 전단계(pre-touch point)와 물리적 측면의 ‘기능’측면을 중심으로 하는 시점 후단계(post-touch point)단계로 나누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자체의 많은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중 하나가 바로 ‘안전’ 이다. 문제는 유니버설디자인처럼 유형화되고 체계적인 이론으로 정립되지 않아 단순한 기표, 키워드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안전디자인을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적용, 관리하기 위해서는 안전디자인을 그저 개념적으로 중요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구조화, 유형화하여 하나의 통합된 개념과 공용화된 전략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등으로 이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전디자인 구현 전략 3

우리 공간 환경에 안전디자인의 실제적 구현을 위한 방법론으로서 실행구조, 제도적 내용적 공유, 활성화전략의 3가지 방법을 우선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첫째 실행구조의 측면을 바라보자면, 정부 주도 하의 하향식 사업에서 상향식으로의 전환, 즉 거버넌스 구축과 시민 참여를 통한 의식 수준 향상, 이를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 포럼과 같은 논의의 장이 시급하다. 도시재생전략들이 이미 Bottom-Up방식의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가장 강한 실천력은 실천주체가 사용주체가 되는 것이다. 비단 안전디자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문가와 정책주체만의 계획으로 구현되는 안전디자인 실행들은 그 시간과 결과측면에서 오히려 많은 단점을 나타낼 것이다. 우리 도시 공간의 기능과 사용은 물리적인 구조물과 시설에만 따르는 게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최종 결정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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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안전디자인에 대한 제도적, 내용적 공유측면이다. 안전디자인에 대한 보편적 논의를 보면 안전을 하나의 사고나 위해 관련 성질로만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WHO에서는 안전도시 기본 개념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모든 이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한 권리를 지니게 되는 것’. 또한 안전도시의 기본 개념을 세이프 커뮤니티로 정의 내리고 있다. 안전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전략의 수립공유,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측면의 방법론 등이 공유되어 구체적인 실천 프로세스가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디자인은 보다 명확하게 인식될 수 있으며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한 새로운 틀의 시민인식형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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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활성화전략을 통한 안전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은 규제와 통제를 통한 방법이 아닌 적극적인 공간 활성화를 통해서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를 유지해야한다. 잔디공간을 열심히 조성해 놓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하는 행위나 바다를 즐기기 위해 갔는데 이중 펜스로 인해 접근을 못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안전디자인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행정안전부의 2010년 안전문화선진화 추진계획에 의하면 안전디자인은 ‘제품·시설·공간 등에 설계·제조·건축·운영 등의 형태로 적용되어 전 기능의 안전 달성도를 높이고,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해 사회 안전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정의되었다. 즉, 안전이라는 것은 안전을 목적으로 제조된 오브제 외에도 운영의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하고 기능적 측면의 시너지를 통해 안전을 달성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안가에 빨간색의 접근경고 사인표지를 통한 안전 확보 방법이 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난간쪽으로 갈수록 투명 바닥재질을 두어 아래 부분을 인지할 수 있게 하여 경관조망과 더불어 공간안전에 대한 상황을 인지시켜주는 안전확보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둘 중 어느 것이 우리의 안전디자인에 부합하는 것일까? 안전디자인은 물리적 사고와 적극적인 사용을 유도하고 권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서 진행되어야 한다. 북유럽의 놀이터 또한 오히려 위험한 놀이터의 개념을 도입한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탄성소재 등 보호 소재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올라가기 어렵고 미끄러졌을 때 작은 위험성을 감지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안전의식을 키우고 큰 사고에 대처하는 유연함을 기른다는 것이다.

안전디자인의 가치

우리의 안전디자인은 또 하나의 새로운 용어 만들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자 배려의 인문학적 디자인의 실천 중 하나이며 현재 사회 트렌드의 아젠다에 대한 디자인영역에서의 윤리적 책임의 발로이다. 유니버설디자인, 지속가능디자인등 디자인영역에서의 수많은 새로운 발현과 선도적 역할들은 비단 디자인 영역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우리 디자인이 독립된 영역이 아니라 사회 각 요소와 밀접한 영결을 갖는 실천적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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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디자인 대한민국을 바꾸다. 

다시 앞서 제이콥스의 주제로 돌아가서 우리의 도시공간은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도시 공간의 안전디자인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핵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위에서 거론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디자인 적용전략 3가지를 통해 실현성 있는 내용부터 접근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실현성은 거창하고 물리적인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성과 재미가 넘치는 작은 가게들이 번창할 수 있도록 거리를 만들고 보행 거리간 블록을 작게 유지하고 골목길과 같은 도시 형태를 이루고 있는 요소를 가급적 유지하는 등 인간스케일 수준에서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다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그리고 우리도시를 활발하게 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가? 사람, 삶, 문화, 경관, 건축, 참여, 어메니티, 다양성, 네트워크 등 ‘도시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그 움직임이 새롭게 융성하고 있는 지금, 안전디자인의 이슈는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윤리적 과제임과 동시에 새로운 비전이며 ‘도시재생디자인’과 더불어 대한민국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화두이다.

‘대한민국 안전디자인으로 바꾸다’ 2015년 5월 출간예정

2015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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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 전체 목차

아홉 개의 주제,
하나로 이어지는 질문.

01공공디자인의 생각1202정책을 실현하는 방법1803일상을 바꾸는 실험1104안전과 회복의 조건1105모두를 위한 디자인806지속가능한 공공의 삶1007도시를 다시 읽다1108바다와 수변의 미래1209배우고 기록하고 확장하다10
103개 글 전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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