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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ULA / PUBLIC DESIGN02 · 정책·제도·공공서비스
원고·기고 / 029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

공공디자인 뉴스레터 The Public Design 365

기획111. [정책x공공디자인]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모델 ② 충청남도 「충남 공공 팔레트 90(PUBLIC PALETTE 90)」 ― 정책의 말을 디자인의 말로 옮기는 도구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건네는 모델”

왜 팔레트인가 ― 정책을 위해 만드는 공공디자인


충청남도가 제2차 공공디자인 진흥계획의 진흥 방안으로 제시하는 「충남 공공 팔레트 90」은, 정책을 구현하려는 행정가가 공공디자인 사업을 직접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모델이다.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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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진흥계획은 광역이 「사업 주제」를 선정하고 구체화하여 시·군에 제시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충청남도는 제2차 진흥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를, 15개 시·군이 스스로 사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방법적 측면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광역이 정답을 내려보내는 구조에서 시·군이 자기 여건에 맞는 답을 구성하는 구조로 옮긴 것이다. 이 전환은 공공디자인이 타 부서의 정책 구현에 보다 실용적으로 활용되도록 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사업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단계에서 “어디에 무엇을 지어라”라는 지정형 계획이 아니라, 시·군이 골라 조합해 쓰는 확산·활용형의 유연한 체계로 개발한다는 것이 「충남 공공 팔레트 90」의 출발점이다.

팔레트란 무엇인가


「충남 공공 팔레트 90」은 팔레트의 여러 색을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듯, 지역 여건에 필요한 소스만을 선택·결합하여 각 시·군만의 공공디자인 사업 유형을 기획하는 도구다. 충청남도는 이 체계 전반을 「충청남도형 공공디자인 맞춤형 실행 툴킷」으로 규정한다.

소스(팔레트) : 정책이 세운 거시적 목표를, 디자인이 실제로 다룰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의제로 분해하여 근거와 함께 목록화해 둔 공용 소스(Source) 체계.

조합(툴킷) : 그 소스들을 Where·Who·What·How·Which 다섯 축으로 엮어 하나의 사업으로 세우는 방법.

충청남도의 팔레트는 도가 다루어야 할 지역 의제를 90개로 정리하고, 이를 정책 구현에 적합한 사업 유형의 형태로 구성할 수 있게 하여 15개 시·군이 확장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다.

90개의 공공 의제는 충남의 정책·통계·의식조사·기존 사업 등 근거에 기반하여 도출되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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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자」 ― 충남 고령인구 비율 22.3%, 전국 평균 20.0%를 상회(통계청 e-지방지표)

  • 「미세먼지 저감」 ― 5년 연속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 미세먼지 농도 전국 2위(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 「문화 다양성 포용」 ― 인구 천 명당 외국인 수 전국 1위(통계청 e-지방지표)

  • 「공공 쉼터」 ― 도민 의식조사, 휴게·그늘 시설 부족 응답 42.8%

공공 의제 90의 구성 ― 이용 주체 30과 공공 의제 60


90은 사업의 대상이 되는 이용 주체 30개(01~30)와 사업이 담아낼 공공 의제 60개(31~90)를 합한 값이다.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와 ‘무엇을 바꾸는 사업인가’, 이 두 장의 카드가 팔레트의 기본 단위다.

이용 주체 30 ― 보편적 이용자, 생애주기별 이용자, 충남 특화 이용자, 이동수단별 이용자, 경제·생활 기반 이용자, 공공·행정 이해관계자의 여섯 갈래로 나뉜다. 시·군민과 지역 주민 같은 보편 이용자부터, 군인 및 군 가족, 귀농·귀촌인, 로컬 크리에이터처럼 논산·계룡·서산의 국방 거점과 농어촌을 낀 충남의 지역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항목까지 포함된다.

공공 의제 60 ― 다섯 가치축 아래 배치된다. 교통안전·범죄예방디자인·침수(수해) 예방(생활밀착 안전), 유니버설 디자인·인지 건강 디자인·고독사 예방(상호배려 공존), 지역 소멸 대응·워케이션·야간 경관 특화(지역활력 창출), 공공 쉼터·직관적 동선 안내(웨이파인딩)·스마트 시설물(공공편의 증진), 저탄소·탄소중립·자원순환·빛 공해 저감(지속가능 생태) 등이다.

공공 팔레트 90(PUBLIC PALETTE 90)를 사용하는 법


팔레트는 의제 목록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충청남도는 소스를 하나의 사업으로 세우는 다섯 단계의 프로세스를 함께 규정하였다. 각 단계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섯 질문에 답하면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 유형 하나가 도출된다. 블록을 골라 끼우듯, 행정가의 손에서 선택과 조합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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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Where ― 사업 대상지는 물리적으로 어떤 공간인가 (대상)

충청남도 공공디자인 심의 대상과 진흥계획 가이드라인 검토를 통해 공간을 5개 유형, 11개 세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도로 및 보행 통행 공간(이동 중심), 교통 환승 및 주차 공간(대기·정차 중심), 광장 및 공원 공간(머무름과 휴식 중심), 자연 및 수변 생태 공간(자연환경 중심), 역사 및 문화 공간(보존 및 관람 중심)이 그것이다. 여기에 항구·어항·선착장·방파제·방조제를 아우르는 해양·항만 공간(임항구역)이 별도 유형으로 포함된 것 역시 서해안을 낀 충남의 조건을 반영한 결과다.

Step 2. Who ― 핵심 이용자와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 (주체)

충남의 이용자 분석을 통해 구성한 「이용 주체 30」에서 고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민”이라는 뭉뚱그린 말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령자인가, 교통약자인가, 이륜차 운전자인가. 이용자를 얼마나 명확히 지정하는가에 따라 사업의 목적과 효과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tep 3. What ― 어떤 공공가치를 담아낼 것인가 (목표)

「공공 의제 60」에서 고른다. 이 단계가 사실상 정책을 위한 공공디자인 사업의 성격을 결정한다. 같은 공간, 같은 이용자라 하더라도 「놀이터의 안전」을 고르는가 「놀이터 공간의 통합세대 활용」을 고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목적의 사업이 된다.

Step 4. How ― 어떠한 유형의 사업으로 실행할 것인가 (실행)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2조 정의에 근거하여, 공공디자인의 실행을 기획·조사·분석, 설계·제작·설치, 관리·운영의 3 단계로 나누고 그 아래 14 사업 유형을 정리하였다.
종합계획·기본구상, 현황 조사, 정책 연구, 콘텐츠 발굴, 도민 참여(기획·조사·분석), 디자인 개발, 시범사업, 설계, 조성·제작·설치(설계·제작·설치), 지침 개발, 관리 체계, 모니터링·성과 평가, 자문·교육·홍보, 사후 관리(관리·운영)가 그것이다. 충남에서 그간 추진되어 온 사업군의 형태를 근거로, 실제 구현 가능한 사업 형태를 선정하도록 한 것이다.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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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5. Which ―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 것인가 (관리)

공공디자인 심의 제도 연구, 가이드라인 재정비, 심의 체크리스트 개발, 부서 협력·주민 참여 방안, 그리고 실무자의 의제 선정 자가점검과 전문가의 사전 기획 컨설팅이 여기에 놓인다. 특히 뒤의 두 가지는 정책 부서가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에 디자인이 개입할 근거를 만든다.

조합의 문법 ― 정책을 위한 공공디자인 사업 만들기


팔레트가 목록이 아니라 모델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책 목표에 부합하도록 다섯 축을 차례로 선택하면 곧바로 정책 구현을 위한 공공디자인 사업이 도출되며, 다섯 축 가운데 정책과 지역 툭성에 맞게 의제 하나만 교체해도 곧바로 정책을 지원하는 다른 공공디자인 사업이 성립한다.

원안 ― 진흥모델 03 「살펴봐유, 농어촌 아차사고 예방 디자인」

조합 : Who 농어업인·고령자 × What 일상생활 아차사고 예방

도출 근거 : 시도별 지역 내 농업·임업·어업 총생산량 전국 4위,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고령 비율, 최근 3년간 충남 농기계 교통사고 사망자 18명.

세부 사업 : 고반사율 소재의 농기계 후방 시인성 강화 등화장치, 사각지대 접근을 빛과 소리로 알리는 행동 유도형 스마트 사인, 깊은 농수로 추락을 막는 안전 경계 조명.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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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를 바꾸면 → 어린이 × 아차사고 예방 = 어린이 보호구역 및 골목길 교차점 아차사고 예방 디자인

  • WHAT을 바꾸면 → 고령자 × 폭염·기후위기 = 고령 농어업인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스마트 안심 쉼터 디자인

  • WHERE를 바꾸면 → 같은 의제를 시골길에서 전통시장이나 통학로로 옮기면 또 다른 사업이 성립한다

세 사업은 서로 다른 부서가 서로 다른 정책과 예산을 근거로 추진하게 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 안전이라는 동일한 정책 목표를 구현한다.

충남공공디자인 진흥 모델 30


충청남도는 이 조합 방식으로 도출한 표준 사업 30건을 「충남 공공디자인 진흥 모델 30」으로 구축하였다. 다섯 가치축에 각각 여섯 건씩 고르게 배분되어 있으며, 「01 고개 번쩍!, 스쿨존 안전 넛지 디자인」, 「07 다 같이 와글와글, 무장애 통합형 유니버설 놀이터」, 「17 서해 1평 오피스, 서해안 해양치유형 워케이션」, 「21 짐마중 정류장, 고령자 맞춤형 스마트 버스 정류장」, 「30 에코 프레임, 자원 순환형 모듈러 축제 시스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각 모델은 사업 배경과 기대효과, A·B·C 세 갈래의 세부 사업 구상, 국내외 참고 사례, 부처 연계 사업, 그리고 협력 부서와 주민·전문가 그룹을 함께 그린 「사업 운영 체계(안)」까지 한 면에 담고 있다. 한 건의 사업이 어느 부서와 손잡아야 하는지가 그려져 있다는 뜻이다.

공공 팔레트 90(PUBLIC PALETTE 90)


「충남 공공 팔레트 90」은 정책을 위해 공공디자인을 활용하기 위한 근거와 언어의 모델이다. 정책의 목표를 90개의 조합 가능한 단위로 분해하고 각 단위에 통계와 상위계획을 근거로 붙임으로써, 15개 시·군이 같은 언어로 사업을 설명할 수 있게 한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왜 이 사업을 하는지가 조합의 이력으로 남고, 부서가 달라도 사업의 정당성을 같은 형식으로 진술할 수 있다.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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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용성은 세 가지다. 업무 효율성 증대, 시·군 간 디자인 역량 격차 완화, 그리고 정합성 높은 소스에 기반한 실행력 강화다.

주목할 것은 팔레트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의 목록이 아니라 「무엇을 바꿀 것인가」의 목록이라는 점이다. 디자인이 사업의 끝단에 붙는 치장이 아니라, 정책이 정한 목적지에 이르는 경로를 설계하는 수단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뜻이다.

“진흥계획을 준비하면서 시·군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계획은 좋은데 우리 지역에서 이걸 어떻게 쓰라는 것이냐’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답을 내려보내는 대신 고를 수 있는 재료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팔레트 90은 도가 시·군에 시달하는 지침이 아니라, 15개 시·군이 각자의 여건에 맞춰 자기 사업을 조합하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부서가 달라도 공공디자인의 언어로 공공 목적을 구현하는 사업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이 모델의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공디자인은 더 이상 디자인 부서만의 일이 아니게 됩니다.”

― 충청남도 김현신 팀장

정책을 위한 디자인 혁신 모델 — 충남 공공 팔레트304
CONTENTS / 전체 목차

아홉 개의 주제,
하나로 이어지는 질문.

01공공디자인의 생각1202정책을 실현하는 방법1803일상을 바꾸는 실험1104안전과 회복의 조건1105모두를 위한 디자인806지속가능한 공공의 삶1007도시를 다시 읽다1108바다와 수변의 미래1209배우고 기록하고 확장하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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