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재생을 위한 권리와 의무 사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도시재생’이란 용어는 더 이상 전문가들의 전문 용어가 아닌 일상 속의 생활용어가 되버렸습니다. 하지만 정책 집행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우리 삶에 먼저 파고들어 우린 그 진정한 경험과 공유를 하지 못한 채 급하게 기획되고 참여하며 수용하고 있습니다. 참여와 존중을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할 좀 더 나은 우리 마을의 도시 재생을 위해 실제 경험하며 느낀 것을 함께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재생사업 참여에서 가장 쉬운 일 “ 하고 싶은 거 얘기하기”
재생사업 참여에서 가장 어려운 일 “ 하지 말아야 할 거 지키기”
“ 왜 도시재생 워크숍에서는 원하는 사업만 얘기할까?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의무에 대해서는 공유가 없을까?”
재생사업을 위한 공동체 모임이나 재생대학 등에서 워크숍 형태의 많은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 프로그램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일하게 진행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희망사업’ 조사입니다. 제안서에는 주민 요구사업으로 기입되고 주요 사업을 기획하는데 명분도 되고 좋은 자료입니다만 ‘희망사업’은 ‘희망고문’을 낳습니다. 요구사항을 들은 분은 까먹을지라도 말한 분은 절대 까먹지 않습니다. 이제 그 때부터 오해가 시작되기 시작하지만 누구도 잘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왜 우리의 도시 재생은 ‘희망사업’의 해결책으로 흘러가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그 자리에 도시재생을 위한 ‘의무’사항은 없고 오로지 ‘권리’만 존재합니다. ‘하고 싶은 사업’리스트는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지만 ‘하지 말아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습니다. ‘규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권리만 있는 마을에서는 어떤 협의나 공유가 어렵습니다. 소위 지역사업을 하는데 있어 ‘협정’이라는 제도를 운영하려면 어떤 분은 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에서만 가능할 정도로 고도의 선진의식이 필요하다합니다. 바로 마을에서 협정을 맺는다는 것은 ‘의무’사항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지방의 마을 워크숍에서 소위 “ 다른 입장에서 얘기하는 주민 워크숍 ”을 진행해 본 적이 있습니다. 문방구 주인아저씨는 중3학생이, 중3학생은 문방구 주인아저씨가 그리고 공무원은 민원인이, 민원인은 담당부서 공무원이 되어서 재생을 위한 지역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이름표를 붙여 놓고 진행한 게임에서 놀라운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바로 ‘내가 이걸 하고 싶다’라는 내용보단 ‘내가 이걸 몰랐네’, ‘왜 그런지 이해했네’ 라는 반응이었습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 마을 재생을 하는데 있어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우리 마을 재생을 위해 공동의 약속으로 지켜져야 할 것은 많습니다.
우리 마을에서 내가 원하는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의 약속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든 주민이 본인들의 희망사업만 애기하고 그 사업이 진행되기만을 기다리는 재생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도 없고 성공한다 해도 지속성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재생사업은 어떤 물리적 실체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 구축과 공유를 통한 의지로 성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마을에서 재생은 ‘희망요구’와 함께 ‘희망약속’이 만들어 지고 지켜질 때 의미가 있고 성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