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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ULA / PUBLIC DESIGN01 · 개념·가치·철학
원고·기고 / 008

공공디자인의 발전과 쇠퇴

공공디자인의 발전 과정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3단계로 나눠보고자 한다.

발전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첫 단계를 2005년부터 2010년까지의 발전기로 보고자 한다.

2005년 12월 34명의 교수, 29명의 국회의원, 12명의 문화관광부, 언론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출범한 국회공공디자인문화포럼과 한국공공디자인학회 창립, 공공디자인 대국민 정책토론회 '쾌적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등이 공공디자인의 시작을 알렸고, 2006년 서울시에서 도시디자인조례를 제정하고 이듬해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신설하면서 화답하였다. 2007년 가을 최초의 공공디자인 엑스포가 개최되며 공공디자인은 데뷔치곤 화려하게 추진되었다. 2009년에는 서울시에서 국내 최초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였고, 지방 광역은 충청북도, 지자체로는 전주시가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을 최초로 수립하며 전국에 공공디자인 붐을 일으켰다.

쇠퇴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이러한 공공디자인이 리더격인 서울시의 정치적 상황 변화와 장식적인 환경사업으로의 오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급기야 2010년 가을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가 폐지되며 5년여간의 쇠퇴기로 접어든다. 많은 공공디자인 전문기업들이 도산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등 공공디자인 산업계의 타격도 컸다. 그래도 공공디자인 포럼은 꾸준히 진행되었는데, 공공디자인의 시련을 그 당시 함께 겪은 전문가와 행정가들은 이 자리에서 공공디자인이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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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이 시기의 시련은 공공디자인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가로의 시설물을 바꾸고 간판을 정비하는 눈에 보이는 성과는 빠르게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근거가 되는 모법이 없으니 사업은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시작되고 멈추었으며, 장식적인 환경사업이라는 오해는 그 빈틈에서 자라났다. 2006년 11월 처음 국회에 발의된 공공디자인 관련 법률이 여러 차례 형태를 바꾸어 다시 발의되면서도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포럼과 학회, 그리고 현장의 전문가들은 공공디자인을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다루는 문제로 다시 정의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재도약기, 2016년 이후

세 번째 단계는 2016년 이후의 재도약기다. 2015년 6월 다시 발의된 법률안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16년 2월 3일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어 같은 해 8월 4일 시행에 들어갔다. 10년 동안 법적 근거 없이 지자체의 의지에 기대어 왔던 공공디자인이 비로소 제도의 틀 안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후 국가와 광역, 기초 지자체가 차례로 공공디자인 진흥계획과 진흥 조례를 마련하면서 공공디자인은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계획과 관리의 체계를 갖춘 행정의 영역이 되었다.

이 시기의 공공디자인은 내용에서도 달라졌다. 발전기의 공공디자인이 도시의 얼굴을 정돈하는 데 집중했다면, 재도약기의 공공디자인은 범죄예방, 안전, 유니버설 디자인, 고령친화처럼 사람이 겪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그 역할을 넓혀 갔다. 강남구의 공공디자인 실험실처럼 작은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하고 정책으로 이어가는 방식도 등장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왜, 누구를 위해 만드는가를 먼저 묻는 디자인으로 변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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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묻는 공공디자인의 가치

발전과 쇠퇴, 그리고 재도약의 과정을 지나며 우리가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 공공디자인은 화려한 결과물로 평가받을 때 쉽게 흔들리고, 시민의 삶 속에서 가치를 증명할 때 오래 지속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었던 지난 시간은 공공디자인이 특정 시기의 유행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방법적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이제 공공디자인은 법과 제도라는 토대 위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공공의 언어로서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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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 전체 목차

아홉 개의 주제,
하나로 이어지는 질문.

01공공디자인의 생각1202정책을 실현하는 방법1803일상을 바꾸는 실험1104안전과 회복의 조건1105모두를 위한 디자인806지속가능한 공공의 삶1007도시를 다시 읽다1108바다와 수변의 미래1209배우고 기록하고 확장하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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